BTS Homeland
<도서> BTS를 철학하다(차민주 지음, 2017) 본문
도서명: BTS를 철학하다
지은이: 차민주
발행일: 2017. 10. 23.
2017년 방탄소년단은 《YOU NEVER WALK ALONE》을 발매하였고, 타이틀 곡 <봄날>은 2020년 현재까지 우리나라 주요 음원차트에 최장기간 동안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어서 발매한 《LOVE YOURSELF 承 'Her'》는 2017년 우리나라 최다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였고, 타이틀 곡 <DNA>는 빌보드 핫 100에 처음 진입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7년 9월 당시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소셜차트에 52주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냥 인기가 좀 많은 것이 아니라 BTS의 음악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었습니다.
지은이는 이렇게 방탄소년단이 세계적 지지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 다른 아이돌 그룹과 차별화되는 차이점에 대해 성공 공식의 관점이 아니라 어떤 다름을 추구했는지, 방탄소년단의 사유와 가장 가까이 닿아있다고 생각되는 니체에서부터 헤겔, 스피노자, 키에르케고어, 아렌트와 들뢰즈 그리고 존 롤스와 아도르노까지 다양한 철학자들의 철학과 방탄소년단의 메시지를 연계하여 청춘들이 좀 더 쉽게 철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2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얇은 책이지만 방탄소년단의 가사를 인용하고 메시지를 풀어주고 중간중간 가사에 맞는 아름다운 그림이 삽입되어 있어서 철학자들의 사유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입니다. 물론 철학책이지만 BTS노래 가사 분석집이기도 하고요^^
좋은 건 언제나 다 남들의 몫이었고
불투명한 미래 걱정에 항상 목 쉬었고
연말 시상식 선배 가수들 보며 목메었고
했던 꾸질한 기억 잊진 말고 딱 넣어두자고
우리의 냄새가 나 여기선
이 향기 잊지 말자 우리가 어디 있건
...
이사 가자
정들었던 이곳과는 안녕
이사 가자
이제는 더 높은 곳으로
텅 빈 방에서 마지막 짐을 들고나가려다가
잠시 돌아본다
울고 웃던 시간들아
이젠 안녕
▶ <이사> 중에서
BTS의 노래들은 구체적 장면을 그냥 내 얘기로, 1인칭처럼 느끼게 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습니다. 나도 언젠가 텅 빈 방에서 짐을 들고나가려다가 돌아보며 같은 감정을 느낄 순간이 오기를 꿈꾸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은 솔직함과 진정성에서 오는 것이겠지요, 내가 주인공이 되는 날을 현실에 발 디딘 채 생생하게 꿈꾸게 해 주는 능력이 BTS음악이 가진 또 하나의 특별함이 아닐까 합니다. (p. 85)
BTS는 아름다운 외모의 아이돌, 멋진 춤과 패션과 음악이라는 형식으로서의 미와 내면의 감정과 철학이라는 내용으로서의 미를 동시에 구현하는 21세기의 예술철학자입니다. 그들이 아이돌이라는 아름다운 형식이 아니었다면 이처럼 많은 청춘들의 가슴과 머리를 열어 사유하게 할 수 있었을까요? (아름다움으로 철학을 전파 p. 145)
BTS는 일반적으로 아이돌이라는 롤에 담긴 음악과 춤, 퍼포먼스와 아름다운 외모로 아이돌이라는 헤겔의 두 가지 미학 중 첫 번째 형식 미학을 추구함과 동시에 BU세계관의 화양연화 영상과 추가되는 영상 시리즈에서 대중들에게 물음표를 던져주고 사유하게 하며 노래 가사와 영상에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 두 번째 미학인 진리 미학을 추구합니다. 아도르노는 형식 미학과 진리 미학이 공존할 수 없다고 하였는데요 BTS의 아트워크를 보았다면 포기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2017. 6. BTS는 로고를 리뉴얼하고 BTS의 의미에 Beyond The Scene이라는 뜻을 더했습니다. Beyond The Scene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뛰어넘어 꿈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며 성장하는 청춘인 방탄소년단을 지칭한다고 합니다.
현실이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말합니다. 현실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환상을 현실에 가져다 놓을 수도 있고, 현실 구석구석의 일그러진 곳들을 다림질해 바꿀 수도 있고, 허들들을 뛰어넘음으로써 없앨 수도 있습니다. BTS가 뛰어넘을 현실들은 어떤 Scene들일까요? (사유하는 대중예술을 위하여-방탄 세계관과 서사 중에서 p. 161)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사실이지만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 노래 가사에 반할 수밖에 없지요. 가사에 담긴 메시지와 연계된 철학을 설명해주는 방식이 새롭고 매력 있는 책이었습니다. 인용해놓은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에 빠져 전곡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어질 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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